2022년 9월 9일, 나는 5km 달리기를 시작으로 ‘러닝’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첫 발을 내디뎠다.
그 시작은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한번 뛰어볼까?” 하는 마음으로 가볍게 시작했지만, 그 선택이 내 삶을 이렇게 까지 바꿔 놓을 줄은 몰랐다.
첫 마라톤, 그리고 숨이 넘어가던 순간
첫 마라톤 대회는 부산 광안대교 10km 코스.
기록은 54분 17초.
당시엔 정말 숨이 넘어가는 줄 알았고, “다신 안 뛴다”고 다짐했었다.
그런데 마라톤이란 게 묘하다.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은 어느새 다음 대회를 검색하고 있었다.
그렇게 나는 러닝에 빠져들었다.
애플워치에서 가민워치로, 진짜 러너가 되다
처음엔 애플워치로 기록을 측정했다.
가볍게 걸음 수를 재고, 운동 시간을 기록하는 정도였다.
러닝을 취미처럼 시작한 나에겐 충분했다.
하지만 러닝에 조금씩 빠져들면서 느꼈다.
“조금 더 제대로 내 몸을 관리하고, 훈련하고 싶다.”
2022년 11월, 나는 가민워치로 갈아탔다.
가민은 단순한 시계가 아니었다.
심박수, 페이스, 케이던스, 고도 변화까지
내 달리기를 숫자로, 데이터로 보여주었다.
장비가 바뀌니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오늘 몇 분을 뛰었는지, 심박수는 어떤지,
그날의 컨디션까지 체크하며 러닝을 ‘훈련’처럼 바라보게 됐다.
“나도 진짜 러너가 되고 있구나.”
가민워치는 내 작은 변화의 시작이었다.
달리기로 얻은 가장 큰 변화, 90kg에서 80kg으로
달리기를 시작했을 당시, 내 몸무게는 90kg.
단순히 뛰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이왕이면 살도 빼보자”는 마음으로 식단 조절도 병행했다.
급하게 욕심 내지 않고, 꾸준히 지치지 않게 달렸다.
조금씩 거리가 늘고, 기록도 좋아졌고,
결국 체중은 80kg 아래로 내려갔다.
거울 속 내 모습이 달라지기 시작했고,
달리기는 어느새 나에게 가장 건강한 선물이 되었다.
뜻밖의 시련, 그리고 다시 시작
2023년 새해 첫날, 무리한 훈련 탓에 허리 부상을 입었다.
좌절했고, “이제 못 뛰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도 들었다.
하지만 그 시기를 지나며 오히려 더 단단해졌다.
회복에 집중했고, 다시 천천히 달리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인생 첫 하프마라톤에 도전하게 되었다.
그 부상은 내게 속도가 아닌 ‘지속’의 가치를 가르쳐줬다.
빨리 가는 것보다 중요한 건, 멈추지 않는 것이었다.
점점 늘어가는 거리, 높아지는 자신감
밀양 마라톤에서 2시간 5분으로 하프를 완주했다.
5km도 버거웠던 내가, 이제는 21.0975km를 달렸다.
이후 경주에서 열린 10km 대회에선 50분 기록,
두 번째 하프에서는 1시간 54분까지 단축했다.
기록이 좋아지고, 체중도 자연스럽게 유지되었다.
달리는 것이 점점 즐거워졌고, 나의 변화에 영감을 받은 아내도 러닝에 입문했다.
지금은 함께 달리는 시간이 우리 부부의 소중한 일상이 되었고,
달리기는 우리 둘에게 가장 건강하고 행복한 취미가 되었다.
함께 땀 흘리고, 서로의 페이스에 맞춰 뛰며 완주한 그날의 뿌듯함은 어느 여행보다 특별하다.
속도보다 중요한 것, ‘지속’
처음엔 무조건 빨리 뛰는 게 전부인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은 Zone 2 심박수에 맞춰 느리게 달리는 훈련을 즐긴다.
천천히 달리면 지방 연소에도 효과적이고, 부상 위험도 줄어든다.
그리고 무엇보다, 달리기를 오래 지속할 수 있다.
아직 풀코스는 못 뛴 러너지만…
아직 풀코스 마라톤에는 도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해낼 거라 믿는다.
나의 러닝 인생은 현재 진행형이다.
기록을 위한 달리기에서,
삶을 즐기기 위한 달리기로 나아가고 있다.
“누구나 처음은 가벼운 한 걸음입니다. 오늘 당신이 뛰는 그 1km가, 내일의 당신을 완전히 바꿀 것입니다. 망설이지 말고 시작하세요.”
